'글쿠나 시즌 2'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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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1-17 21:37 조회 71회 댓글 0건본문
지난 일요일 아침이었다.
피를 보았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데 코피가 비쳤다.
코로 물을 들이켜 씻어내니 바로 멈추었다,
방문요양업을 창업하고 나서 여전히
과로를 하고는 있으나 분명 그 탓은 아니다.
나, 보기보다 강한 체질이다.
이 나이에 성인병 하나 없는 몸이다.
아마도 비염때문이리라.
콧물이 잦아 코를 자주 풀다보니
콧속이 헐은 탓이었을게다.
이렇게 별것 아니었지만, 이 것을 계기로
아내한테 엄살을 부리고 싶었다.
시침 뚝 떼고, 코피가 난다며 아내를 불렀더니
그가 핀잔주듯이 내게 던지는 말,
'저렇게 자기 몸 하나 케어하지 못하면서
노인들을 살펴드리겠다고?
뭐? 봉사한다고요?
무엇을 해도 좋은데
내 몸 먼저 챙기고 나서 하도록 해요'
하면서, 자신이 요양보호사 공부하느라 실습 중 보았던
노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이야기 한다.
직접 찍은 사진도 보여준다.
물론 얼굴이 안나오게 주의하면서 내게 보여주려 찍었다 한다.
콧줄을 끼운 채 침상에 누워서만 지내는, 그야말로 산 송장(죄송)이다.
'지금처럼 살다가는 당신도 곧 그와 같이 될텐데
제발 정신 좀 차려요! 정신! 에구, 쯧쯧'
엄살좀 떨려다 핀잔만 맞았다.
그러나 나는 핀잔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 닉네임이 '글쿠나' 아닌가?
핀잔에 서운해 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부턴 내가 먼저다.
내 몸, 내 일 먼저 챙기고 나서 옆을 살피겠다
결코 세속적인 것은 아니었으나, 타인의 인정을 기대하는 등
너무나 많은 것을 갈구하며 살았다.
그러다보니 늘 바빴고 몸은 고단했다.
좀 냉정하게 말한다면 괜한 것이었고 짝사랑이었다,
지난 연말에 쓴 '새해에는 이렇게 살아 보렵니다' 제목의 글에서와 같이,
이제는 허례(虛禮)를 버리고 실용적으로 살아야겠다.
이타(利他)적인 것에 너무 애쓰지 않으련다.
너무 완벽하려 하지 않겠다,
계산된 행위가 아닌, 순수한 뜻에서라도 이곳저곳을 너무 기웃거리지 않겠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내가 관리할 수 없는 것을 욕망하지 않겠다.
진정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나와 현재일 뿐이다.
내가 제일 중요하고, 내가 있을 때 다른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런 전제하에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하여야겠다.
인생 3모작 (생각에 따라 4모작) 으로 시작한 노인복지의 일이다.
창업하여 80여 일을 일하다보니 그 선택이 옳았고
다른 것을 버리고 온전히 집중할만한 의미 큰 일임을 확인하고 있다.
2013년 이순의 나이에 스스로 '글쿠나선생' 이란 닉네임을 지어
이해와 공감, 긍정의 삶을 10 년간 살다보니 얻은 결론이다.
이제 2023년 고희를 맞아 '글쿠나 시즌2'의 삶을 살아보려 작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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